(헬스조선) 악기 다루고, 묵상하고…치매 진행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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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다루고, 묵상하고…치매 진행 늦출 수 있다

          

기사입력2020.04.21.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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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10명 중 2명은 치료가 가능하며, 나머지 8명이라도 적절히 관리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내를 살해한 60대 남성이 오늘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 청주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수면제를 먹고 잠든 아내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다. 그의 범행 동기에 대해 ‘아내의 치매 증상이 악화돼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라고 말했다. 치매는 이렇듯 개인은 물론, 주변의 가족에게도 아픔을 남기는 질환이다. 치매가 예방이 가능한 질환임은 틀림없다. 그런데 이미 치매에 걸렸다면? 치매 예방법은 잘 알려졌지만, 환자나 가족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치매에 걸리면 희망이 없다? 치료도 가능

치매라고 하면 ‘다 끝났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치매클리닉)는 “치매 환자 10명 중 2명은 치료가 가능하며, 나머지 8명이라도 적절히 관리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를 막을 수 있는 신약 임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치매라도 ‘내가 이걸 어디 뒀더라?’ 정도로 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니, 희망을 버릴 필요가 없다는 소리다.

초기 치매라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기억이 명확하지 못하고, 계획을 세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평소 익숙하게 하던 일을 제대로 못하기도 한다. 성격이 달라지거나, 제자리에 있는 물건을 두고 못 찾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스스로 치매라고 판단해 단정지으면 곤란하다. 의료기관을 찾아 자신이 정확히 치매인지, 어느정도 단계인지부터 판단해야 치매를 극복할 수 있다. 큰 병원을 가기 두렵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지역 치매센터를 찾자. 치매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60세 이상은 무료다. 물론 큰 병원을 가도 좋다.

치매 원인은 크게 퇴행성 뇌질환, 뇌혈관 이상, 신체나 정신적 문제(이차성 치매)로 나뉜다.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이 퇴행성에 해당하며 관리가 필요하다.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뇌혈관 문제로 생긴 치매나 이차성 치매는 병원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면 치료된다. 영양결핍 역시 이차성 치매 원인 중 하나로,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주면 치매 증상이 없어진다.

생활습관 잘 지키고, 솔직하게 현실과 마주해라
병원 치료 외에, 환자 스스로나 가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설희 교수는 “치매 진단 직후 계속 상황을 비관하거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치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마음을 잘 다스리고, 진단 후에도 치매에 좋은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치매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는 최대한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는 게 좋다. 한설희 교수는 “혼자서 하려고 노력해보고, 보호자는 격려하면서 부족한 부분만 추가로 도와주는 게 도움이 된다”며 “죄다 보호자가 대신해주면 오히려 환자가 무력감을 느끼며 치매 증상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치매에 좋은 생활습관은 ▲외국어 배우기 ▲​악기 연주 ▲​체중과 근력이 줄어들지 않도록 식사 챙기기 ▲​매일 계단오르기·자전거 타기·요가·태극권 등 운동하기▲​하루 7~8시간 수면하기 ▲​치주질환이 없도록 장기적으로 치과 다니기(치아가 부실하면 치매 위험도가 높아짐) ▲​금연·금주하기 ▲​기도·묵상·명상 등 마음을 안정시키는 활동하기 등이다.

가장 흔한 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는 비교적 진행속도가 느리다. 미리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장래를 계획해도 좋다. 가족이나 친척, 친한 친구를 법적 대리인이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면 재정 문제를 대신 처리해주며, 행여나 병이 악화됐을 때 치료 여부를 대신 결정할 수 있다. 이때 향후 자신이 원하는 치료나 의사결정 사항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가능한 외출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내 집에서 지내고 싶다’는 식이다.

가족이 치매인데, 간혹 주변에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의료기관을 제대로 찾지 못하기도 한다. 급하다면 치매센터에서 운영하는 상담콜센터(1899-9988)를 이용한다. 24시간 265일 연중무휴 상담이 가능하다. 상담사들은 의료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290시간 이상 치매 전문 교육을 받은 인력이다. 서울시 치매통합관리시스템, 대한치매학회 등 인터넷 홈페이지로도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해당 기사를 보고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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